일본은 약 30년째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왜 물가가 오르지 않았을까요? 단순합니다. 급여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최근 10년간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당연히 급여도 그만큼 올랐을 것으로 예상 해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어떠할까요?
1. 일본의 현재 급여 수준
전혀 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히려 피크였던 1997년보다도 적은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말은 곧 우리아버지 세대와 우리가 같은 월급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평균임금은 현재 한국보다도 적습니다. 이미 2015년에 추월을 당했죠. 이에 지난 4월에는 ” 왜 일본은 한국보다 가난해졌는가?”라는 칼럼이 발행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30년간 일본은 전혀 성장을 하지 않았을까요?
2. 일본의 저성장 이유는 무엇인가?
1) 일본의 전성기와 현재
1980년대의 세계 50대 기업 순위입니다. 50위 안에 일본기업이 30곳이 넘고, 10위안에 8개가 일본기업입니다. 대단하죠.
20위까지 기업중 일본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 미국 : 14개
- 중국 : 2개
- 프랑스 : 1개
- 한국 : 1개 (삼성전자)
- 타이완 : 1개 (TSMC)
대부분이 미국기업인데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IT기업임을 알수 있습니다. 일본이 강했던 제조업은 더이상 순위권에 없습니다. 시대가 그만큼 변했음을 알수 있죠. 그렇다면 일본은 왜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 것일까요?
2) 일본은 왜 시대의 흐름에 뒤쳐졌을까?
우리를 놀라게 했던 한장의 사진입니다. 코로나 시절 일본 전역에 지진이 났던 사고를 보고하는 것인데요. TV속에 A4 용지를 보고 브리핑을 하는 모습입니다. 기상청장이 다음이라고 외치자 사람이 해당페이지를 넘겼습니다. 실로 기가찹니다.
왜 이런 걸까요? 이는 일본특유의 ‘변화’를 싫어하는 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할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팩스를 사용합니다. 일본의 가구당 팩스보급율은 아직도 60%에 달합니다. 그나마 이게 떨어진겁니다. 변화를 싫어하다보니 이미 한국에서는 거의 퇴출된 팩스를 아직도 사용하는 것이죠.
물론 코로나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팩스가 없는 회사는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코로나가 오자 재택근무를 해야하는데 팩스가 없어서 업무가 불가능한 경우가 생겼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서류에 도장을 찍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하급자일수록 도장의 각도를 기울여 인사를 하는 모습을 형상화해야 합니다.
도장찍기가 힘드니 도장찍는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아… 정말 일본다운 발상입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변화를 싫어할까요?
3) ‘와’문화와 뿌리깊은 장인정신
일본에는 오래된 가게가 많습니다. 한자리에서 100년 넘은 가게가 수두룩하고 1000년이 넘은 가게도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일본특유의 ‘화’ 문화 때문입니다.
- 전 세계에 200년이 넘은 회사 8758개중 3937개가 일본 회사
일본은 1400년동안 ‘화(와)’문화가 지배해왔습니다. 화목하다의 ‘화’입니다. 사이좋게 지낸다는 뜻인데요. 왜 화가 일본의 정신문화를 지배하게 되었을까요?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신분제사회였습니다.
- 천왕
- 귀족
- 사무라이
- 농민,공민,상민
- 천민
귀족은 귀족의 일을 하고 사무라이는 사무라이의 일을 합니다. 각계급에 와를 적용하면 각자가 각자의 일을 하면 서로 사이좋게 지낼수 있다는 뜻이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 사회는 경직될수 밖에 없었습니다. 각자 신분에 맞는 일을 하고, 복종해야 했으니까요. 개성이나 의견은 없고 정해진 시스템에 맞게 살아가야만 했습니다. 즉, 자기분수를 지키는 것이 일본 사회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었습니다.
우동집에 태어난 아들은 대를 이어 우동을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만약 장사가 잘 되어 우동가게를 하나 더 내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은 타인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됩니다. 결국 처벌을 받게 됩니다.
운이 좋으면 이지메에서 그쳤지만, 대부분은 무라하치부를 당했다고 합니다. 이는 촌락 공동체 안에서 규칙과 질서를 어긴 가족전체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장인정신’이라는 아름다운 문화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변화와 확장을 하지 않는 기업문화가 그대로 계승되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3. 디지털 변화가 야기한 성장없는 저물가 사회
일본은 특유의 갈고 닦는 장인정신 문화로 제조업 기반의 사회에서 아주 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었음에도 여전히 예전의 것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전세계가 전기차에 미쳐있을때, 글로벌 1위 기업이었던 도요타는여전히 하이브리드차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하는 추세입니다.
- 디지털 기술력 저하
- 기업 생산성 저하 : 남들은 메일로 할일을 팩스와 도장찍는데 시간 낭비
- 기업 수익성 저하
- 직원 급여 상승 불가능
- 성장 없는 저물가 사회 진입
이렇다보니 성장없는 저물가 사회에 진입했고 30년간 급여가 오르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아버지와 내 월급이 동일한 사회가 된 것이죠.
참치나 대게도 비싸서 못먹는다고합니다. 질좋은 물량은 전부 중국이나 홍콩 동남아로 가는 것인데요.
- 도쿄 직장인 평균 식대 : 6700원
- 뉴욕 직장인 평균 식대 : 1만7770원
- 상하이 직장인 평균 식대 : 1만 1천원
실제로 도쿄 직장인 평균 식대는 6770원으로 중국보다도 작은 편입니다. 30년간 물가도 월급도 오르지 않았으니까요. 당연합니다.
4. 혁신을 위한 노력은 이뤄지고 있을까?
21년 일본정부는 팩스를 퇴출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팩스를 퇴출하고 이메일 사용을 독려한 것인데요. 이에 정부에 반대하는 400건의 반론이 나왔습니다.
저항의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이메일은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 지방기관에는 통신환경이 충분치 않다는 의견 등이 있었습니다. 황당하네요.
1) 잘라파고스
일본은 이렇듯 전세계와 동떨어진 자신들만의 표준을 고수하면서 세계경제에 도태되고 있습니다. 이를 일본과 갈라파고스를 합성해 ‘잘라파고스’ 현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2) 쇄국 파라다이스
하지만 일본은 인구가 1억 2천만입니다. 내수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수 있죠. 그래서 누군가는 쇄국파라다이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탄탄한 내수가 변화의 발목을 잡는 상황입니다.
물론 일본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말이죠. 하지만 지난 수천년간 뿌리깊게 지배해온 ‘와’사상이 일본정서에서 뿌리뽑히지 않는 이상 변화의 속도는 더딜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